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가 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화려한 액션이나 반전이 있는 영화도 좋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이야기를 보고 싶은 날도 있습니다. 그런 날이면 저는 자연스럽게 <언터처블:1%의 우정>을 다시 찾게 됩니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유쾌한 코미디 영화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재미있었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영화라는 기억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보니 웃음보다 더 크게 다가온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서로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진정한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너무 다른 두 사람이 만나다
<언터처블:1%의 우정>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프랑스 영화입니다.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부유한 귀족 필립과, 빈민가에서 자라 보호사 면접을 보러 온 드리스가 우연한 계기로 함께 생활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두 사람은 살아온 환경도, 성격도, 가치관도 전혀 다릅니다.
누가 봐도 쉽게 가까워질 것 같지 않은 조합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 다름을 갈등으로만 보여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로가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을 채워 주며 조금씩 가까워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 냅니다.
억지로 감동을 만들려 하지 않는데도 어느 순간 두 사람의 우정을 응원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편견보다 사람을 먼저 바라본 영화
제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 때문입니다.
필립은 부유하지만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습니다.
드리스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고 자유분방한 성격 때문에 좋은 첫인상을 주는 인물도 아닙니다.
하지만 드리스는 필립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특별하게 대하지 않았습니다.
평범한 친구처럼 농담을 건네고, 함께 웃고, 때로는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필립 역시 드리스를 출신이나 환경만으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여 갑니다.
영화를 보면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웃음 속에 담긴 진심
이 영화에는 웃음을 주는 장면이 정말 많습니다.
드리스의 엉뚱한 행동과 솔직한 말들은 여러 번 웃음을 자아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웃음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웃다 보면 어느새 필립도 조금씩 웃음을 되찾고, 삶을 대하는 태도까지 달라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억지로 눈물을 만들지 않고, 자연스러운 웃음 속에서 사람의 변화를 보여 준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 다시 봐도 여전히 재미있고, 보고 나면 기분 좋은 여운이 오래 남습니다.

오래 기억에 남는 우정 이야기
<언터처블:1%의 우정>은 장애를 이야기하는 영화도,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비교하는 영화도 아니었습니다.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조금씩 마음을 열어 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였습니다.
우정은 닮은 사람끼리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 시작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조용히 들려줍니다.
그래서 다시 봐도 따뜻했고, 마지막 장면까지 미소를 지으며 볼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 편안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 한 편을 추천해 달라고 묻는다면 저는 주저 없이 <언터처블:1%의 우정>을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보고 난 뒤에는 웃음보다 사람의 온기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그런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