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4 영화 <28년 후:뼈의 사원> 좀비보다 무서운 인간 본성을 마주하다 좀비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 예전에는 그저 흔한 수식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서는 길에 제가 처음 뱉은 말은 "이게 정말 좀비 영화가 맞나?"라는 당혹 섞인 감탄이었습니다. 영화 은 제가 예상했던 액션 위주의 전개와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제 심장을 서늘하게 건드렸습니다.분노 바이러스 28년 후, 그 황폐한 배경 속으로이번 작품은 전작으로부터 단 1년 만에 개봉한 직결 속편이라 기대가 컸습니다. 감독이 대니 보일에서 니아 다코스타로 교체되면서 시리즈 특유의 색깔이 변하지 않을까 걱정했죠. 실제로 대니 보일의 전매특허였던 거친 컷 편집과 감각적인 트릭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대신 이번 작품은 훨씬 정통적이고 묵직한 연출로 이야기를 차근차근 쌓아 올립니다. 처음엔 조금 호.. 2026. 5. 12. 영화 <망내인(얼굴 없는 살인자들)> 디지털 폭력의 실상과 우리가 놓친 진실들 오늘날 우리는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SNS를 통해 타인의 일상을 관찰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그 화려하고 매끄러운 디지털 세상 뒤편에 얼마나 처절한 비명과 날카로운 칼날이 숨겨져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은 바로 이 지점, 우리가 보고 싶어 하지 않았던 '모니터 뒤의 진실'을 아주 서늘하게 파고듭니다. 익숙함이라는 눈가리개: 소중한 사람의 비명을 놓치다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가장 가까운 가족의 고통조차 제때 눈치채지 못했던 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남편이, 그리고 아이들이 각자의 삶에서 얼마나 무거운 짐을 지고 힘들어했는지, 한참을 마주 앉아 깊은 대화를 나눈 뒤에야 겨우 알 수 있었습니다. "가장 가까우니까 당연히 잘 알.. 2026. 5. 11. 영화 <마녀배달부 키키> 13살 키키의 독립, 우리 모두의 '성장통'을 위로해 주는 작품입니다 낯선 마을에서의 첫날밤, 나의 자취방 풍경이 겹치다영화 '마녀배달부 키키'를 다시 보면서 가장 먼저 가슴을 친 장면은 13살 소녀 키키가 고향을 떠나 낯선 코리코 마을에 도착해 첫날밤을 보내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릴 때는 그저 "와, 마녀는 독립도 빨리하네!"라며 신기해하며 봤던 장면이, 이제는 보는 내내 제 가슴 한구석을 저릿하게 만들더군요. 부모님의 품을 떠나 자신만의 세상을 찾아 떠나는 키키의 모습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입학을 위해 난생처음 혼자 짐을 싸 들고 대전으로 올라왔던 제 스무 살 시절이 선명하게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때 저는 독립만 하면 세상 모든 자유를 얻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부모님이라는 든든한 울타리를 벗어나 자취방 문을 닫고 혼자가 된 순간, 말로 다 할 수 없는 .. 2026. 5. 10. 영화 <슈퍼 마리오 갤럭시> 솔직 리뷰 : 서랍 속 닌텐도 스위치를 다시 꺼내게 만든 마력 슈퍼 마리오 갤럭시 닌텐도 스위치로 다져진 '손맛'이 스크린에서 터지다사실 저는 처음부터 마리오의 팬은 아니었습니다. 2년 전, 아이들이 하도 노래를 불러서 큰맘 먹고 닌텐도 스위치를 사주게 된 것이 시작이었죠. 그런데 참 희한한 게, 정작 아이들보다 제가 더 마리오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퇴근 후 아이들이 잠들면 몰래 스위치를 켜고 스테이지를 하나하나 깨 가는 재미로 작년 초까지 정말 열심히 달렸거든요. 그렇게 한동안 게임을 쉬고 있었는데, 이번에 '슈퍼마리오 갤럭시'가 영화로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들 손을 잡고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제 머릿속은 복잡했습니다. 눈은 스크린을 보고 있는데 손가락은 자꾸 게임 컨트롤러의 버튼을 누.. 2026. 5. 9. 영화 <애덤 프로젝트> 시간을 되돌려 마주한 진심 가족 갈등의 매듭을 푸는 타임루프의 마법 부모와의 관계에서 도무지 좁혀지지 않는 거리감 때문에 답답하셨던 적 있으셨습니까?넷플릭스 영화 는 타임트래블이라는 SF적 장치를 빌려와, 우리 마음속에 고여 있는 묵은 감정들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저도 처음엔 가벼운 킬링타임용 액션 영화 정도로 생각하고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 극이 진행될수록 예상치 못하게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타임루프가 건드린 가족 갈등의 민낯 영화의 설정부터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50년의 성인 애덤은 타임 점프(Time Jump)에 성공하지만, 원래 목표였던 2018년을 빗나가 2022년에 불시착하게 됩니다. 여기서 타임 점프란 시간여행 장치를 통해 특정 시점으로 이동하는 행위를 가리키며,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갈등의 출발점이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열두.. 2026. 5. 8. 영화 <컨테이젼> 코로나 이후 다시 보니 소름 돋는 현실 예언 (가짜뉴스, 인수공통감염병, 백신 분배까지)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온 뒤 이 영화를 다시 보니 정말 소름이 돋았습니다. 2011년작 은 바이러스의 탄생부터 확산, 백신 개발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는데, 처음 봤을 땐 그저 흔한 재난 영화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의 현실을 직접 겪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이 영화가 얼마나 정교하고도 서늘하게 우리의 미래를 예측했었는지를 보는 내내 소름끼쳤습니다. 바이러스는 조용히, 그리고 아주 일상적으로 찾아온다예전엔 바이러스 영화라고 하면 좀비가 뛰어다니거나 누군가 비밀 혈청을 훔쳐 달아나는 긴박한 액션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은 달랐습니다. 홍콩 출장을 다녀온 베스라는 인물을 시작으로 가족, 비행기 옆자리 승객, 식당 종업원에게 감염이 퍼지는 경로를 그저 담담하게 비춥니다. .. 2026. 5. 7. 이전 1 ··· 3 4 5 6 7 8 9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