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영화리뷰3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잃어버린 나의 '이름'을 찾는 여정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 : 탐욕의 시스템 속에서 돼지가 되지 않을 결심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영화를 다시 꺼내 본 건 대단한 비평을 하려던 게 아니라 그저 심심해서였습니다. 어릴 적 기억 속의 이 작품은 그저 '알록달록하고 기묘한 판타지'일 뿐이었거든요. 그런데 어른이 되어 다시 마주한 화면은 예전과는 전혀 다르게 읽혔습니다. 치히로의 부모님이 주인이 누구인지도 모를 산더미 같은 음식을 정신없이 먹어 치우다 돼지로 변하는 장면에서, 저는 묘한 수치심과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단순히 음식을 탐했다는 도덕적 비난을 넘어, 인간이 어떤 시스템 속에 놓였을 때 얼마나 허망하게 본능에 잠식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알레고리(allegory)'라는 기법을 통해 우.. 2026. 5. 17. 영화 <마이클>, 팝의 황제가 죽기 전까지 숨겨야 했던 조카와의 소름 돋는 평행이론 데뷔 첫 싱글 네 곡이 연속으로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한 전무후무한 그룹이 있습니다. 그 그룹의 막내는 훗날 전 세계인의 심장을 뛰게 만든 ‘팝의 황제’가 됩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을 보고 나서 저는 이 화려한 기록 이면에 숨겨진 한 인간의 고독과 무게를 새삼 다르게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잭슨 파이브의 찬란한 비상과 모타운 레코드가 남긴 유산마이클 잭슨은 1958년 인디애나주 게리의 넉넉하지 않은 가정에서 9남매 중 일곱 번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조셉 잭슨의 엄격하고 때로는 가혹한 훈육 아래 자랐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기록을 통해 잘 알려져 있습니다. 나머지 형제들의 매를 다 합친 것보다 마이클 혼자 감내해야 했던 고통이 더 컸다는 이야기는 그가 짊어졌던 왕관의 무게가 얼마나 일찍부.. 2026. 5. 15.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 거짓말로 시작한 로맨틱 코메디 그리고 가족의 의미 크리스마스가 되면 유독 혼자라는 게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분들 계실 겁니다. 저도 타지에서 자취를 시작한 첫 해, 연말 야간 근무를 서며 텅 빈 사무실에서 창밖의 불 켜진 집들을 바라보던 그 기억이 아직도 선합니다. 1995년 작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While You Were Sleeping)는 그 서늘한 고립감을 너무도 정확하게 포착한 작품입니다. 크리스마스의 외로움, 당신이 잠든 사이에 루시가 선택한 거짓말 영화의 주인공 루시는 혼자입니다.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난 뒤 지하철 매표소에서 혼자 토큰을 건네며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짝사랑하는 남자와 나눠본 말은 단 한 마디도 없고, 크리스마스 근무를 피할 이유도 없는 삶입니다. 저도 직접 겪어봤는데, 명절이나 연말에 혼자 작은 방에 남겨질 때의 그 고.. 2026. 4.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