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21

영화 <우리 사이의 거대한 산> 설산 생존 함께라서 버텼다 폭설 속에서 1시간 30분을 걸어서 집에 온 날, 저는 비로소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눈길을 헤치며 걷는 두 사람의 장면이 그냥 스크린 속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았던 건 그래서였습니다. 영화 〈우리 사이의 거대한 산〉은 비행기 추락으로 설산에 고립된 두 남녀의 생존과 사랑을 그린 작품입니다. 배우는 좋았고, 어떤 장면은 진심으로 공감됐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뭔가 찜찜한 게 남았습니다. 3월의 폭설과 설산 생존, 우리 사이의 거대한 산 눈이 이렇게 무서운 것인지, 아파트 단지 길도 얼어붙으면 목숨 걸고 걸어야 한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3월에 폭설이 내리던 날, 퇴근 시간이 되어도 버스는 코빼기도 안 보였습니다. 사무실에서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친구와 둘이 집까지 걷기로 했습니다. 제가.. 2026. 4. 29.
영화 <파이어라이트> 모성애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인생영화 아이를 처음 품에 안았던 날을 잊을 수 있는 부모가 있을까요? 저는 그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세상이 잠깐 멈추는 기분이 듭니다. 영화 파이어라이트는 바로 그 감각을 건드리는 작품입니다. 경제적 이유로 귀족 남성의 아이를 대신 낳기로 계약한 여성 엘리자의 이야기인데, 제가 처음 이 장면을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단순한 멜로가 아니라, 모성이라는 본능이 인간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결혼 전에 처음 보았을 때도 깊은 감동을 주었던 는, 두 아이를 품에 안은 엄마가 된 지금 제게 완전히 새로운 영화가 되었습니다. 엘리자의 절박한 심경에 깊이 공감하며 다시 본 이 영화는, 제 인생의 가장 밝은 불빛인 아이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대리모 계약이 촉발한 모.. 2026. 4. 28.
영화 <대홍수> 자연 재해를 이용한 루프 설정 무너진 감정선 감독의 욕심 솔직히 저는 이 영화가 이렇게까지 논란이 될 줄 몰랐습니다. 김다미 배우가 나온다는 것과 재난 영화라는 장르적 기대감 하나로 찾아봤는데, 중반부를 넘기면서 "이게 무슨 장르인 거지?"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야 비로소 전체 설정이 조금씩 맞춰졌지만, 그때는 이미 감정적 피로감이 꽤 쌓인 뒤였습니다. 대홍수 이 영화,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가요 예고편만 보면 분명 재난 영화입니다. 아파트가 물에 잠기고, 엄마가 아이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장면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면 이야기 구조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핵심 설정은 루프 서사(Loop Narrative)입니다. 루프 서사란 주인공이 특정 시점을 반복하는 구조로, 같은 상황이 조건.. 2026. 4. 26.
영화 <굿 포춘> 행운의 본질과 삶의 태도 진짜 행복의 정의 2026년 개봉한 영화 은 공개 직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습니다. 저는 이 영화의 줄거리를 접하면서 단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과연 '행운'이란 무엇인가. 돈인가, 사람인가, 아니면 삶을 대하는 태도인가. 굿 포츈 행운의 본질, 영화는 어디서 찾는가 은 차 안에서 잠을 자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청년 아지와, 대저택에 사는 부유한 제프의 삶을 맞바꾸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가브리엘이라는 천사가 개입하는데, 가브리엘은 운전 중 문자 송수신으로 인한 교통사고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은 존재입니다. 이처럼 영화는 디바인 인터벤션(divine intervention), 즉 신적 존재의 개입을 통해 주인공이 스스로의 삶을 다시 보게 만드는 구조를 취합니다. 여기서 디바인 인터벤션이.. 2026. 4. 26.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프로페셔널리즘과 성장의 이면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미란다가 그냥 나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입사 초기, 폭력에 가까운 언사를 쏟아내던 상사 밑에서 죽을힘을 다해 버티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 고통이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생각을 전혀 못 했었어요. 20년이 지나도 식지 않는 이 영화의 인기, 그리고 4월에 상영되는 속편 소식에 전 세계가 반응하는 이유를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프로페셔널리즘이라는 불편한 거울 : 악마는 프라다는 입는다 2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가 바로 '세룰리안 블루 스웨터' 씬입니다. 앤디가 무심코 입고 온 파란 스웨터를 두고 미란다가 조목조목 짚어내는 장면인데, 처음 볼 때는 그냥 꼰대 상사의 갈굼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다시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여.. 2026. 4. 25.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2026년 SF영화 고립된 우주선 기억을 잃은 남자의 선택의 무게 우주 영화는 대개 공포와 위협이 기본값이라고들 합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보고 나서 그 믿음이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극장을 나오는 길에 눈가가 촉촉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 원인이 외계 생명체였다는 게 아직도 좀 믿기지 않습니다. 고립된 우주선, 그리고 기억을 잃은 남자 일반적으로 우주 SF 영화는 기술과 스펙터클로 승부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그 공식을 정면으로 거스릅니다. 영화는 주인공 라일랜드 그레이스가 우주선 안에서 눈을 뜨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동료 승무원 두 명은 이미 사망한 상태고, 자신이 왜 여기 있는지조차 기억이 없습니다. 이 설정 자체가 영화 전체의 감정 구조를 결정합니다. 영화는 플래시백(flashback), 즉 과거 장면을 .. 2026. 4. 25.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